제주 한달살이 비용, 실제로 얼마나 들었을까

한달살이를 떠나기 전,
가장 걱정됐던 것 중 하나는 역시 비용이었습니다.

이번 한달살이는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보상과 새 출발을 스스로 응원하는 목적이었기에,
비용을 애써 아끼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계획 없이 지출을 하게 되면,
생각보다 부담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떠나오기 전, 제주에서의 시간을 미리 가늠해보며
전체 비용의 상한선을 천만원 정도로 잡았습니다.


아끼지 않았던 시간들

제주에서 우리 가족은
평소보다 잘 먹고, 잘 쉬었고 카페에도 자주 들렀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고,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멀리 차를 타고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지출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몇 가지 분명한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차를 가져오면서 절약된 렌트비

가장 큰 차이는 차량 비용이었습니다.

차를 직접 가지고 제주로 오면서,
한 달 동안 렌트를 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제주 여행이 한참 인기 있던 시절이라 렌트비용이 상상 이상이었는데,
자차를 가지고 오면서 아낀 비용으로 다른 데 조금 더 여유 있게 쓸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목포항에서 제주까지 차량선적비용이 15만원 정도 발생했지만 렌트비에 비할 건 아니었습니다.


장기 숙박으로 할인된 숙박비

숙소는 며칠 단위가 아닌 한 달을 계약하면서
장기 숙박 할인이 적용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보름 정도씩 두 곳에서 있어볼까 하기도 했는데,
짐을 다시 챙겨서 이동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한 달 계약이 훨씬 경제적이라 한 곳에 머물렀습니다.


현지에서 알게 된 숙소 선택지

우리는 서울에서 미리 한 달동안 머물 숙소를 예약했지만,
막상 제주에 와보니 현지에서 장기 숙박을 구할 수 있는 방법들도 보였습니다.

방문했던 식당 위층에 있는 숙소에 장기 숙박 문의를 받는다는 안내가 붙어 있기도 했고,
부동산에도 한달살이를 위한 매물들이 꽤 나와 있었습니다.
내부 시설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가격도 꽤 합리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 모험심이 있고
낯선 환경에 대한 부담이 적은 분들이라면,
짧게 숙소를 예약한 뒤, 현지에서 직접 집을 구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던 식비

여행의 즐거움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에,
식비는 애써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 번 비싼 먹거리를 찾아서 먹으면,
그 다음에는 편하게 갈 수 있는 식당을 이용하면서
식사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또 생각보다 많은 식사를 숙소에서 해결했습니다.
장을 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날이 많았고,
마트에서 고기를 사 와 바비큐를 해먹기도 했습니다.

좋은 고기를 사더라도
밖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었고,
무엇보다 불을 피우고 밖에서 고기를 굽는 그 시간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돈을 쓰지 않아도 채워지는 시간들

의외로 돈이 거의 들지 않았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바다를 보거나,
작은 오름에 오르고,
돌담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소비도 조절되었습니다.


필요 없는 소비가 사라진 이유

제주에서는 필요 이상의 소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습니다.

바로 필요한 것들이 아니라면
굳이 무언가를 사게 되지 않았고,
서울로 가져갈 짐을 늘리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차에 짐을 꽉 채워 왔기 때문에 더 가져갈 여유가 없기도 했습니다.


한 달 비용을 정리해보면

한달살이에 쓴 비용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숙박은 30박 31일 기준으로 약 313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양가 부모님이 방문하실 것을 고려해
조금 더 넉넉한 공간의 숙소를 선택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한달살이 숙소보다 비용은 다소 높은 편이었습니다.

제주 한달살이 숙박비 지출 증빙 에어비앤비 영수증 내역


렌트 비용은 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차를 직접 가져오면서 선적 비용이 발생했고,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이동을 하다 보니
주유비는 생각보다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
왕복 교통비 및 주유비 포함 이동에 들어간 비용은 대략 100만원 정도입니다.

식비는 숙박비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외식과 장보기를 함께 하면서
카페까지 포함해 하루 평균 약 10만 원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다닐 수 있는 장소들도 자주 찾다 보니,
관광지 입장료나 체험 비용 등으로 약 10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생활하면서 들어가는 소소한 지출들이 더해지면서,
전체 비용은 대략 800 ~ 900만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한 달의 소비를 돌아보며

한 달동안 쓴 비용이 분명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짧은 여행처럼 한 번에 소비되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처럼 나뉘어 사용되다 보니
체감은 전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번 제주 한달살이에서 쓴 비용을
과연 전부 ‘추가 지출’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서울에 있었더라도
우리는 어차피 매일 식사를 했을 것이고,
차를 타고 이동도 했을 것이며,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어딘가를 다녀왔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이번 한 달 동안 사용한 비용 전체를
여행 때문에 추가로 썼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평소의 생활비보다 여유 있게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법으로,
조금 더 밀도 있게 쓰인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여행처럼 소비했지만,
생활처럼 흘러갔던 시간.

그래서 이번 한달살이의 비용은
‘많았다, 적었다’로 단순하게 나누기보다는
우리 가족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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