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카페, 초기 투자비용과 가격을 정하기까지

공간을 다 채우고 나니, 이제 숫자로 답해야 할 차례가 남았습니다. 스터디카페 초기 투자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그리고 이용 가격은 얼마로 정할 것인지였습니다.

투자비용을 정확히 알아야 이용 요금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영수증과 견적서를 다시 꺼내 하나씩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터디카페 초기 투자비용은 이 정도였습니다

항목별 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부가세는 나중에 신고 후 환급받는 금액이라, 실제 부담한 금액 기준인 공급가액으로 정리했습니다.

항목금액
인테리어(냉난방·키오스크 포함)1억 8,300만원
중개수수료150만원
CCTV / 기타비용250만원
소방시설500만원
철거비 + 권리금1,800만원
매몰비용 합계2억 1천만원
보증금(회수 가능)4,000만원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돈이니 제외하면, 실제로 회수가 불가능한 투자 금액은 2억 1천만원입니다.

항목을 하나씩 나눠서 보니, 인테리어가 전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시스템 에어컨과 키오스크 같은 설비까지 포함된 금액인 데다 화장실 공사까지 추가되면서,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갔습니다.

소방시설도 예상에 없던 지출이었습니다. 다중 이용업소는 관련 법령에 따라 소방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공사업체도 저도 견적을 낼 때 소방시설 비용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법을 지키려면 피할 수 없는 비용이라, 뒤늦게 추가로 투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 식으로 예상에 없던 비용이 하나씩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창업을 준비하신다면, 예산은 처음부터 조금 여유 있게 잡아두시는 편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앞서 고민했던 스크린골프장(타석당 4~5천만원, 규모를 갖추면 5억 안팎)이나 프랜차이즈 빵집(3억원대)에 비해서는 합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가격, 경쟁에 참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비용을 정리하고 나니, 다음은 이용 요금을 정해야 했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반경 1km 안에 있는 스터디카페를 거의 다 돌아봤습니다. 공부할 책을 가지고 가서 직접 이용하면서 시설을 둘러보고, 가격표를 사진으로 찍어와서 비교해봤습니다.

스터디카페가 이미 많이 생긴 뒤라 가격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한 곳이 가격을 내리면 다른 곳도 얼마 되지 않아 따라 내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고민 끝에, 그 경쟁에 저는 뛰어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까지 같은 가격에 참전하면 경쟁만 더 치열해질 뿐이었고, 무엇보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질 거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올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한 번 낮게 각인된 가격을 나중에 올리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주변 시세보다 낮추기보다는, 제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가격을 그대로 책정했습니다. 대신 오픈 이벤트로 기간권과 시간권을 정가보다 1만원씩 할인했습니다.

이 이벤트는 1년 정도 유지하다가 없앴고, 그 이후로는 오히려 주변 경쟁 업체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격보다 공간의 분위기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가격에 민감한 회원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상담 중에 “저기는 얼마인데 여기는 왜 더 비싸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매장은 애초에 좌석 수가 많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좌석 사이 간격을 넉넉히 두고 넓게 배치한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한정된 좌석을 어떤 회원들로 채울지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많은 회원을 받았다가 자리가 늘 부족한 매장이 되는 것보다는, 지금의 가격과 공간이 잘 맞는 회원들과 함께 채워가는 쪽이 매장의 방향과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습니다.

돌아보면 가격은 단순히 얼마를 받을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분위기의 매장으로 만들어 갈지에 대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가격표를 붙이기 전, 며칠을 더 고민한 이유

지금 와서 그때를 떠올려보면, 가격표를 붙이던 순간이 유독 긴장됐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낮게 잡으면 나중에 올리기 어렵고, 너무 높게 잡으면 아예 발길이 끊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정하는 데만 며칠을 더 썼던 것 같습니다. 주변 시세, 저희 매장의 시설 수준, 좌석 규모까지 다 고려한 끝에 나온 숫자였기 때문에, 이후로도 큰 흔들림 없이 그 기준을 유지해올 수 있었습니다.


매장을 채우는 건 좌석과 가격만이 아니었습니다. 회원들과 마주하는 사소한 순간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이 공간만의 의미가 조금씩 만들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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